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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가 있는데, 이곳으로 프로그래밍 관련 내용을 옮겨오기 전에는 모든 것을 그곳에 작성하였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데 문제를 해결해본 과정을 적는 칸이 있어서 어떤 것들을 쓰면 좋을까 고민 중에 블로그의 글들을 뒤적거렸다.

그런데 찾다보니 신기했다. 꽤 많은 삽질의 흔적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뭘 해보다가 안되면 어떤 것이 안되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생각보다 잘 남겨놨다.

그때는 프로그래밍을 지금보다 훨씬 모를 때라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내가 뭘 모르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랄까. 그래서 이게 영어로 따지면 apple 단어 아는 정도의 저수준일지라도 그게 저수준인지 뭔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내가 맞닥뜨리는 것들을 대부분 적어놨던 것 같다. 근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해결방법을 얻어가기도 하고 나한테 질문을 남기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이런 고민의 과정을 디테일하게 남겨두는 경우가 많이 없어졌다. 무슨 차이가 생긴걸까? 생각을 해봤다.

  1.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가 되어서 그런가 빨리 무언가를 배워아한다는 조급함이 커졌고, 블로그에 무언가를 정리하고, 기록을 디테일하게 남겨놓는 것이 시간이 많이 들기에 그럴 시간에 그냥 공부를 빨리 더 하자라는 강박이 생긴 것 같다. - 공부 더 하면, 예를 들어 책 한 권, 강의 하나 쭉 다 끝내면 개발자가 짠하고 되는걸까?
  2.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이런 것이 사소한 것이기에 남기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나도 검색해서 알아낼 것인데, 모르면 또 검색하면 되고 다른 사람들도 검색해서 알아낼 것 아닌가? 그런데 내가 뭐하러 기록을 또 남겨놓나? 이런 생각이 지배적으로 있는 것 같다.
  3. 삽질을 안한다. 삽질을 할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수업 듣다가 안되는 것이 생긴다던지, 내가 뭔가를 만들 때 안되는 것이 있으면 될 떄까지 뒤적거리다보니 삽질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엔 뭘 만들지도 않고 삽질도 안한다. - 뭐랄까.. 나는 뭔가를 만들기엔 지식이 미천하여 뭘 만들 실력이 안되기 때문에 그전에 실력을 키워야한다라는 마인드가 생겼다랄까? 이거 아주 잘못된 마인드가 같은데 어느순간 이렇게 바뀌어있는 것 같다.

쓰다보니까 많은 것들이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라는 자각에서 기인한 것 같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그냥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삽질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게 되었다.

절망의 계곡에 빠진 것이 이런 것일까…? 빨리 깨달음의 비탈길로 나아가자.